굿즈 대신 체험료… 밀레니얼웍스, 대만 IP를 AI 아케이드 매출로 바꾼다

밀레니얼웍스가 대만 정부 지원으로 방한한 청년 혁신가 20명에게 대만 IP 3종의 해외 운영 구조와 AI 아케이드 'PLAYPOP'을 공개했다. 굿즈를 파는 대신 체험 요금으로 IP 수익을 내는 모델이다. 2025년 1~11월 대만인 방한객은 172만 명으로 27% 늘었고, 회사는 2028년까지 AI 팝업 120곳·키오스크 4100대를 목표로 한다.

굿즈 대신 체험료… 밀레니얼웍스, 대만 IP를 AI 아케이드 매출로 바꾼다

대만 교육부 '글로벌 패스파인더' 청년 혁신가 20명 방문… 황아마·하오샹투·여귀교 2 운영 사례와 PLAYPOP 시연, 2028년 AI 팝업 120곳 목표

천장까지 닿은 LED 화면 속 집게가 천천히 내려갔다. 화면 앞에 선 대만 청년 20명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조이스틱을 쥔 참가자에게 남은 시간은 33초. 캡슐이 떨어지자 화면은 경품 추첨 '럭키 드로우'로 바뀌었고, 일행 사이에서 휴대전화 카메라가 올라갔다.

AI 엔터테크 기업 밀레니얼웍스(Millennial Works)가 대만 교육부 청년발전서(Youth Development Administration·教育部青年發展署)의 '글로벌 패스파인더 이니셔티브(Taiwan Global Pathfinders Initiative)' 동북아 혁신 트랙 방문단 20명을 맞았다고 7일 밝혔다. 모바일 플랫폼·테크·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전국 단위로 뽑힌 청년 창업가와 혁신가들이다. 한국의 디지털·AI 생태계를 살피는 일정에서 스타트업 분야 방문처로 이곳을 골랐다. 일행이 든 현수막에는 '韓流科技巨擘實踐計畫(한류·테크 선도 기업 실천 계획)'이라는 과제명이 적혀 있었다.

캐릭터 IP로 돈을 버는 지점이 굿즈 진열대에서 체험 부스로 옮겨 가고 있다. 송유상(Hailey Song) 대표가 방문단에 펼쳐 보인 것도 그 운영 구조다. 사례는 대만 IP 3종이었다. 고양이 크리에이터 브랜드 황아마(Fumeancats·黃阿瑪的後宮生活), 메신저 스티커 IP 하오샹투(Very Miss Rabbit·好想兔), 공포 게임·영화 시리즈 여귀교 2(The Bridge Curse 2·女鬼橋二 釋魂路)다. 방문단은 AI 포토·타로·음악 생성 모듈과 대형 LED 디지털 인형뽑기를 차례로 체험했다.

대만은 한국 인바운드 관광의 3위 시장이다. 2025년 1~11월 대만인 방한객은 172만7496명으로 중국·일본 다음이었고, 전년보다 27% 늘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6년 유치 목표를 232만 명으로 잡았다. 밀레니얼웍스의 사업 구도는 양방향이다. 대만 IP를 한국 체험 공간에 들여 대만 관광객을 받고, 검증된 운영 모듈은 대만·일본 등 아시아 지점으로 내보낸다.

대만 교육부 청년발전서 '글로벌 패스파인더 이니셔티브' 동북아 혁신 트랙 방문단이 밀레니얼웍스 AI 아케이드 'PLAYPOP' 대형 LED 화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밀레니얼웍스

4년 100억 대만달러… 대만 '청년 해외 원몽 기금', 첫해 1463명 파견

방문단의 재원은 라이칭더(賴清德) 총통의 대선 공약인 '청년 100억 해외 원몽 기금 계획(青年百億海外圓夢基金計畫)'이다. 라이 총통은 2025년 1월 24일 출범 행사에서 "꿈은 청년이 꾸고, 무대는 국가가 놓는다(夢,你來做;台,國家來搭)"고 말했다. 교육부는 4년간 100억 대만달러(약 3억1380만 달러·4257억원)를 들여 15~30세 청년의 해외 견학·인턴·교류를 지원한다.

지원 트랙은 두 가지다. 청년이 직접 기획안을 내는 '축몽공장조(築夢工場組)'는 과제당 최대 200만 대만달러(약 6만2800달러·8510만원), 정부 부처·민간이 설계한 해외 과정에 참가하는 '해외고상조(海外翱翔組)'는 최대 150만 대만달러(약 4만7100달러·6390만원)를 받는다. 첫해인 2025년 1463명이 해외로 나갔다. 해외고상조 1273명, 축몽공장조 190명이다. 라이 총통은 올해 6월 규모를 50여 개국 3000개 이상의 기회로 늘렸다고 밝히며 한국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배운 청년을 사례로 들었다. K-컬처와 한국 기업이 대만 청년 정책의 현장 학습지가 되고 있다.

항목내용
정식 명칭청년 100억 해외 원몽 기금 계획(Taiwan Global Pathfinders Initiative)
주관대만 교육부 청년발전서(YDA)
기간·예산2025~2028년, 100억 대만달러(약 3억1380만 달러·4257억원)
대상15~30세 대만 청년
트랙축몽공장조(자율 기획, 최대 200만 대만달러) / 해외고상조(부처·민간 과정, 최대 150만 대만달러)
실적2025년 1463명 파견(해외고상조 1273명·축몽공장조 190명), 2026년 50여 개국 3000개 이상 기회
이번 방문동북아 혁신 트랙, 모바일 플랫폼·테크·디지털 콘텐츠 분야 20명

자료=대만 교육부·청년발전서, 공상시보(工商時報), 인사이드(INSIDE), 밀레니얼웍스

팔로워 150만·출시 첫날 3만 장… 대만 IP 3종의 국경 간 운영법

세 IP는 장르도, 팬과 만나는 접점도 다르다. 황아마는 주황색 고양이 '아마'를 중심으로 여러 고양이의 일상을 기록하는 크리에이터 브랜드로, 팔로워가 150만 명이다. 밀레니얼웍스는 서울 홍대에서 황아마 팝업을 운영했다. 대만 문화부는 올해 13~22세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문화폐(文化幣) 사업에 처음으로 자국 IP를 기용하며 1분기 홍보대사로 황아마를 택했다. 정부 사업의 얼굴로 쓰일 만큼 대만 안에서 인지도가 검증된 IP다.

하오샹투는 대만 LINE 스티커 시장에서 자란 토끼 캐릭터다. 작가 첸첸(謙謙)은 LINE 편집팀의 시장 조언을 받아 시리즈를 기획한다. 메신저에서 매일 쓰이는 캐릭터는 노출 빈도가 높아 포토카드·굿즈 같은 실물 구매로 넘어가기 쉽다.

여귀교는 대만 둥하이대 괴담을 바탕으로 한 공포 시리즈다. 2020년 1편은 대만에서 6000만 대만달러(약 188만 달러·25억5000만원)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그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대만 영화가 됐다. 2023년 개봉한 2편은 WME가 글로벌 판매를 맡아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에 판권이 팔렸다. 대만 게임사 대우자신(大宇資訊·Softstar)의 게임 '여귀교 2 석혼로'는 2024년 5월 스팀(Steam)에 출시돼 첫날 3만 장이 팔렸고, 같은 해 10월 콘솔판이 나왔다. 영화와 게임으로 팬층이 굳은 공포 IP는 체류형 공간 체험으로 넓히기 좋은 소재다.

송 대표는 원작자 권리를 지키는 IP 컴플라이언스 절차에서 오프라인 인터랙티브 공간 설계, 라이선스 상품 판매로 이어지는 공정을 사례별로 풀었다. IP 홀더에게 대가를 주는 방식은 세 가지다. 기간·매장 등급별 정액형, 최소보장(MG)에 수익 배분을 더한 팬덤형, 성과지표(KPI) 연동형이다. IP 홀더는 인지도와 팬 규모에 맞춰 위험과 보상의 비율을 고른다.

IP형태주요 지표밀레니얼웍스 연계
황아마
(黃阿瑪的後宮生活)
고양이 크리에이터 브랜드팔로워 150만 명(회사 발표), 2026년 대만 문화폐 1분기 홍보대사홍대 팝업 운영
하오샹투
(好想兔)
LINE 스티커 캐릭터작가 첸첸, 회사 소개로는 대만 대표 디지털 스티커 IP디지털 굿즈·체험 연계
여귀교 2
(女鬼橋二 釋魂路)
공포 영화·게임1편 흥행 6000만 대만달러, 게임 출시 첫날 3만 장, 2023년 개봉한 영화 2편은 2024년 넷플릭스 공개공간형 공포 체험 기획

자료=밀레니얼웍스, 대만 문화부, 인사이드, 태틀러 아시아, 4Gamers·GNN

AI 포토·타로·뮤직에 LED 인형뽑기… PLAYPOP 체험 현장

방문단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AI 포토 & 캐릭터 ID' 부스였다. 카메라 앞에 선 참가자의 얼굴이 몇 초 만에 캐릭터로 바뀌었고, 결과물은 그 자리에서 포토카드로 출력됐다. 옆 부스 '타로 모먼트'에서는 생성 AI가 개인 맞춤 운세를 풀어 줬고, '뮤직 모먼트'는 1분 안에 맞춤곡을 만들어 냈다. PLAYPOP은 밀레니얼웍스가 'AI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로 내세우는 AI 아케이드 플랫폼이다.

층고를 가득 채운 세로형 LED 화면은 디지털 인형뽑기다. 조이스틱과 버튼으로 화면 속 집게를 움직이면 캡슐이 떨어지고, 당첨 화면은 결제 뒤 직원에게 경품을 받는 '럭키 드로우'로 이어진다. 실시간 모션캡처 체험과 2인 궁합 챌린지도 시연됐다. 회사는 이 모듈들을 상업 시설의 방문객 수·체류 시간·팬 결제를 끌어올리는 장치로 설계했다.

방문단이 PLAYPOP의 대형 LED 디지털 인형뽑기를 지켜보고 있다. 화면 왼쪽 위 숫자는 남은 조작 시간이다. 사진=밀레니얼웍스
모듈체험 내용
AI 포토 & 캐릭터 ID실시간 캐릭터 변신, 맞춤 포토카드 즉석 출력
타로 모먼트(AI Tarot)생성 AI 기반 개인 맞춤 운세 해석
뮤직 모먼트(AI Music)1분 안에 맞춤곡 생성
디지털 인형뽑기·럭키 드로우대형 LED 화면 인형뽑기, 스크래치 복권형 경품
모션캡처·듀오 챌린지실시간 동작 인식 체험, 2인 궁합 게임

자료=밀레니얼웍스

할리우드서 먼저 꺼낸 모델… "굿즈 판매 아닌 입장료"

방문단이 서울에서 본 모델은 한 달 전 할리우드 무대에서 먼저 공개됐다. 송 대표는 10월 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TCL 차이니즈 시어터(TCL Chinese Theatres)에서 열린 글로벌 스테이지 할리우드 영화제(Global Stage Hollywood Film Festival)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세션에서 회사의 AI 체험 모델을 발표했다. 그는 "일반 팝업에서는 굿즈를 사고 포디움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우리 공간에서는 새 게임이나 시리즈가 나올 때 팬이 그 IP의 주인공이 돼 이야기 전체를 경험한다"며 "그래서 우리 사업 모델은 굿즈 판매⁠가 아니라 입장료"라고 말했다.

송유상 밀레니얼웍스 대표가 10월 3일(현지시간) 할리우드 TCL 차이니즈 시어터 'Responsible AI'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엔터테크허브

대표 사례는 서울 홍대 AK플라자(AK Plaza) 2층 직영 공간 '스페이스브이(SPACE:V)'에서 SM엔터테인먼트 버추얼 아이돌 나이비스와 연 '더 넥스트 아이돌(The Next Idol)' 팝업이다. 관람객은 3D 촬영부터 AI로 만든 맞춤형 데뷔곡까지 거치며 아이돌 데뷔 과정을 체험했다. 네이버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첫 AI 체험 팝업은 홍대와 부산 스페이스브이에서, 황아마 팝업은 홍대에서 열렸다. 팝업마다 AI 체험을 포함해 16개 체험과 이벤트가 돌아갔다. 송 대표는 할리우드에서 온라인 게임을 AI 개인화 오프라인 체험으로 옮긴 '마인크래프트' 사례도 소개했다. 회사는 올해 고양국제꽃박람회 '마인크래프트 어드벤처 빌리지'에서 이 모델을 운영했다.

송 대표가 할리우드 발표에서 소개한 '마인크래프트' AI 개인화 오프라인 체험 사례 화면. 사진=K엔터테크허브

AI 연산은 키오스크에 탑재한 GPU에서 자체 모델로 처리한다. 생성 횟수가 늘어도 클라우드 사용료가 붙지 않아 이용량이 늘수록 변동비 부담이 작다. 공간 운영사에는 단말기를 팔고 매출을 나누는 방식, 기존 TV·기기에 소프트웨어를 라이선스하고 구독료를 받는 방식, 맞춤 제작비를 받는 방식으로 판다. 송 대표는 올해 2월 기존 팝업스토어의 영업이익률이 5~15%에 그치는 반면 AI 체험을 결합한 매장은 구매 전환율이 70%로 두 배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 방식을 묻는 질문에 송 대표는 "당연히 B2B 파트너"라며 "미국은 공간 임대료를 비롯해 모든 비용이 아시아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고 답했다. 그는 "전 세계에 알려진 IP와 일하면 따로 설명할 것이 없다. 언어나 문화 문제도 없다"며 "처음 시장에 들어갈 때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만 IP 3종을 앞세운 이번 방문단 프로그램도 같은 계산 위에 있다. 현지에서 이미 알려진 IP로 먼저 들어가고, 공간과 운영은 현지 파트너와 나눈다.

글로벌 라이선스 시장 3898억 달러… 캐릭터·엔터 1618억 달러, 오프라인 68%

IP 체험 공간 뒤에는 라이선스 상품 시장이 있다. 2025년 전 세계 라이선스 상품·서비스 소매 매출은 3898억 달러(약 529조원)로 5.45% 늘어 전체 소매 증가율(4.52%)을 앞질렀다. 캐릭터·엔터테인먼트 부문은 8% 늘어난 1618억 달러(약 220조원)로 전체의 41.5%를 차지했고, 애니메이션과 비디오게임이 성장을 이끌었다.

판매 채널은 여전히 오프라인 중심이다. 실물 매장 비중은 68%, 온라인은 32%였다. 처음 집계된 소셜미디어 경유 매출은 온라인 판매의 16%였다. 팬이 매장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뒤 굿즈를 사는 동선에서 밀레니얼웍스의 AI 포토카드와 인형뽑기는 첫 접점을 맡는다.

2025년 글로벌 라이선스 소매 매출의 속성별·채널별 구성. 자료=라이선싱 인터내셔널

대만인 방한 172만 명·결제액 54% 증가… 한·대 관광은 양방향

대만은 방한 관광에서 지출이 가파르게 느는 시장이다. 대만 관광객의 총 결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반대 방향 수요도 커졌다. 2025년 대만을 찾은 외국인 857만 명 가운데 한국인은 일본, 홍콩·마카오에 이어 3위였고, 한국인 방문객은 102만 명으로 다시 100만 명을 넘었다. 양국 관광객이 함께 늘면서 같은 IP를 서울과 타이베이에서 동시에 운영할 수요가 생기고 있다.

2025년 1~11월 방한 외래객 상위 5개 시장. 대만은 172만7496명으로 3위다. 자료=한국관광공사

대만 정부도 자국 IP의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다. 대만 IP 쇼케이스는 올해 4월 홍콩 국제 라이선싱 쇼(HKILS)에 캐릭터 브랜드 10개를 출품했고, 대만 문화콘텐츠진흥원(TAICCA)은 5월 말레이시아 페탈링자야에서 대만 IP 엑스포를 열었다. 대만 IP 홀더가 해외 오프라인 접점을 찾는 시점에 한국 기업이 운영 모듈을 들고 대만 청년 창업가들과 마주 앉았다.

협업 IP·브랜드 120곳·재계약률 92%… 2028년 AI 팝업 120곳 목표

밀레니얼웍스는 2021년 경기도 고양에서 출발했다. AI 포토부스 대여로 시작해 AI 키오스크, AI 팝업스토어, AI 테마파크로 사업을 넓혔다. 2024년 씨엔티테크·페이스메이커스에서 시드 투자를, 2025년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SM컬처파트너스에서 프리 시리즈A 투자를 받았고, 올해 3월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일본·대만 사무소는 2024년, 싱가포르 사무소는 올해 문을 열었다.

협업 IP·브랜드는 120곳 이상, IP 파트너 재계약률은 92%, 누적 팝업은 50회 이상이다(2026년 7월 투자설명 자료 기준). SM엔터테인먼트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 네이버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블리자드 '오버워치', 마이크로소프트 '마인크래프트'와 협업했고, 10월에는 웹툰 '전자오락수호대' 팝업을 홍대·고양·부천에서 차례로 열었다. 올해 예상 매출은 30억원(약 221만 달러), 프로젝트당 평균 규모는 2억원(약 14만7000달러)이다.

AI 팝업스토어는 올해 30곳에서 2028년 120곳으로, AI 키오스크 렌털은 1060대에서 4100대로 각각 4배가량 늘린다. AI 테마파크 일정은 서울 2026년 9월, 싱가포르 2027년 6월, 도쿄 2027년 9월, 로스앤젤레스 2028년 11월이다.

밀레니얼웍스의 AI 팝업스토어·키오스크 확장 목표. 자료=밀레니얼웍스 투자설명 자료(2026년 7월)

대만 IP 수요와 한국 운영 모듈… 관건은 권리·데이터 계약

이번 방문은 대만 정부 예산으로 선발된 청년 창업가들이 한국 엔터테크 기업의 운영 방식을 현장에서 살펴본 자리였다. 참가자 상당수가 모바일 플랫폼·디지털 콘텐츠 분야 창업가여서, 대만 IP를 한국 공간에서 운영하거나 PLAYPOP 모듈을 대만 상업 시설에 들이는 협업의 잠재 파트너가 된다. 대만인 방한객과 한국인 방대객이 함께 늘어 한 IP를 서울·타이베이 양쪽에서 운영하는 구조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다.

국내 방송사와 콘텐츠 기업에도 같은 계산법이 적용된다. 드라마·예능 IP를 체험 공간에 올리면 입장료와 개인 맞춤 굿즈라는 새 매출원이 생긴다. 다만 AI가 만든 파생 이미지의 권리 귀속과 방문객 얼굴·음성 데이터 처리가 계약의 핵심 조항이 된다. 지난달 할리우드 패널에서 AI 거버넌스 연구자 아니사 아베이티아(Anisa Abeytia)는 관객이 걱정하는 것은 AI 콘텐츠가 아니라 개인정보 활용 방식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 기본법은 생성 AI 결과물에 표시 의무를 둔다. IP 체험 사업의 수익성은 권리·데이터 조항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렸다.

10월 3일(현지시간) 할리우드 TCL 차이니즈 시어터에서 열린 'Responsible AI' 패널 토론. 왼쪽부터 아니사 아베이티아, 아르템 '토미' 페트로프(Artem 'Tommy' Petrov), 샘 우(Sam Woo), 송유상,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사진=K엔터테크허브

방문이 끝날 무렵 일행은 다시 LED 화면 앞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다. 송유상 대표는 "글로벌 패스파인더 방문단을 맞은 것은 국경을 넘어 차세대 인재와 연결되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며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기쁨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PLAYPOP 플랫폼과 아시아의 우수 IP를 결합해 대만과 한국의 창작·상업 파트너십을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