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최대 M&A 전쟁, 최종 라운드 돌입 WBD–넷플릭스 830억 달러 합병 주주투표 3월 20일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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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최대 M&A 전쟁, 최종 라운드 돌입
WBD–넷플릭스 830억 달러 합병 주주투표 3월 20일 확정,
엘리슨 부자에게 7일간 마지막 기회… 830억 vs 1,080억 달러 빅딜의 결말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가 17일(현지시간) 넷플릭스와의 830억 달러(약 115조 원) 올캐시 합병에 대한 주주 특별총회를 3월 20일로 확정하고, 동시에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SKY)에 7일간의 마지막 협상 창구를 열었다.
WBD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넷플릭스 딜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PSKY가 주당 31달러를 초과하는 최종 바인딩 제안을 내놓을 경우 재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넷플릭스의 주당 27.75달러(기업가치 830억 달러) 대 PSKY의 30달러(기업가치 1,080억 달러) 이상 제안—할리우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경쟁이 사실상 최종전에 돌입했다.

분리 전략이 촉발한 인수전
이번 M&A의 출발점은 WBD의 사업 구조 재편이다. WBD 브루스 캠벨 최고매출전략책임자(CRO)가 2월 3일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WBD는 2022년 AT&T에서 분사된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이후,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과 리니어 네트워크 사업의 전략적 분리가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2025년 6월 WBD는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Warner Bros.'—WB Television, Motion Picture Group, DC Studios, HBO/HBO Max, WB Games, 버뱅크/리브스덴 스튜디오)과 리니어 네트워크 부문('Discovery Global'—CNN, TNT Sports, Discovery Channel, HGTV, Food Network, Discovery+ 등)으로의 분리를 공식 발표했다. 캠벨은 이 분리가 각 회사의 경쟁 포지션 강화 기회를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리 발표가 역설적으로 외부의 인수 관심을 촉발했다. 2025년 9월 데이비드 엘리슨이 자슬라브 CEO 자택을 직접 방문해 주당 19달러(현금 60%+주식)의 인수를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PSKY, 넷플릭스, 그리고 제3의 기업까지 가세한 치열한 입찰 경쟁이 벌어졌고, 넷플릭스가 12월에 주당 27.75달러 올캐시 합병으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스트리밍 전쟁의 구조적 전환…HBO Max '보완재' 논리
캠벨 CRO는 상원 증언에서 이번 M&A의 산업적 맥락을 설명하는 주요 데이터를 공개했다. 2021–2025년 사이 미국 내 스트리밍 시청은 71% 증가했으며, 스트리밍이 처음으로 방송+케이블 합산 시청량을 초과해 전체 TV 시청의 약 50%를 차지하게 되었다(닐슨 기준). 같은 기간 닐슨이 추적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플랫폼 과잉은 소비자 피로로 이어지고 있다. 스트리밍 시청자의 46%가 서비스 과잉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어려워졌다고 응답했고, 미국 가구는 평균 4개 스트리밍 서비스에 월 69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유튜브가 '새로운 TV'로 부상하며 30분 이상 장편 콘텐츠 시청 비중이 2023년 65%에서 2024년 73%로 증가했고, 숏폼 비디오(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 미국인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HBO Max는 전체 TV 시청의 1.1%에 불과하다. 캠벨은 소비자들이 HBO Max를 넷플릭스의 대체재가 아닌 프리미엄 부가 서비스(add-on)로 인식한다고 증언했다. HBO Max 구독자의 약 80%가 넷플릭스도 구독하고 있어, 두 서비스가 경쟁 관계보다는 보완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이 데이터는 넷플릭스-WB 합병이 수직적(vertical) 성격이라는 WBD 측 주장의 핵심 근거가 된다.
넷플릭스 vs PSKY, 두 제안의 명암
두 입찰의 구조적 차이는 다음과 같다.
넷플릭스는 투자등급 신용과 연간 80억 달러 이상의 잉여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파이낸싱 리스크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PSKY는 주당 가격에서 12% 프리미엄을 제시하면서도, 래리 엘리슨 개인 자산과 중동 국부펀드를 포함한 복잡한 자금 구조가 실행 불확실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
7일 창구의 내막…'$31' 구두 전달이 판을 뒤집었다
이번 협상 창구가 열린 직접적 계기는 2월 10일 PSKY의 수정 제안 이후다. PSKY 측 재무 자문사의 고위 대표가 WBD 이사 1인에게 '31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으며, 이것이 최종 제안이 아니다'라고 구두 전달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자사 합병 계약 조건에 따른 '제한적 면제(limited waiver)'를 WBD에 부여했다. 면제는 2월 23일까지 7일간만 유효하다. 넷플릭스 측은 성명에서 'PSKY의 행태로 인한 혼란을 완전히 최종 해결하기 위해 좁은 7일 면제를 부여했다'면서, '유일하게 서명된, 이사회가 추천하는 합의는 우리(넷플릭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정적으로 넷플릭스는 합병 계약상 매칭권(matching rights)을 보유하고 있어, PSKY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도 자체 제안을 상향할 수 있다.
엘리슨의 '수십억 달러' 추가 약속
PSKY의 2월 10일 수정 제안은 기존 주당 30달러에 대폭적인 재정 보강을 추가한 것이다. 틱킹피(Ticking Fee)로 2026년 말까지 거래 미완료 시 분기당 주당 25센트(약 6.5억 달러)를 현금 지급하고, WBD가 넷플릭스에 지불해야 할 28억 달러 해약 수수료를 PSKY가 부담한다. 15억 달러 리파이낸싱 백스톱으로 WBD의 채권자 의무 관련 비용도 전액 보장하며, 규제 실패 시에는 58억 달러 역해약비와 15억 달러 리파이낸싱 비용을 별도 환급하는 구조다.
자금은 래리 엘리슨과 RedBird Capital Partners의 436억 달러 지분 약정, Bank of America·Citigroup·Apollo Global Management의 540억 달러 부채 조달,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부다비 국부펀드 참여로 뒷받침된다. 엘리슨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주주들에게 가치의 확실성, 명확한 규제 경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보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규제 전쟁…'수직적 합병' vs '5개 수평적 중복'
넷플릭스는 2월 17일 공식 성명에서 자사 거래가 '보완적 자산의 수직적 합병(a largely vertical merger of complementary assets)'으로 '적시 규제 승인에 대한 명확한 경로'가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유통 플랫폼과 WB의 스튜디오 제작 역량이 결합하는 것이지, 같은 시장 내 경쟁자 간 합병이 아니라는 논리다. 넷플릭스와 WBD는 HSR 신고를 각각 제출했으며, 미국 DOJ, 주 검찰총장, EU 집행위원회, 영국 CMA 등과 협의 중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PSKY 거래가 5개 영역에서 심각한 수평적 중복을 초래한다고 공격했다. 할리우드 5대 메이저 스튜디오 중 2개 통합(Paramount + Warner Bros.), 2개 메이저 극장 배급 채널 통합, 2개 TV 스튜디오 통합, 2개 뉴스 네트워크 통합(CBS News + CNN), 2개 스포츠 배급사 통합(CBS Sports + TNT Sports)이 그것이다.
재무 리스크도 부각됐다. PSKY-WBD 합병 시 프로포마 총부채 약 840억 달러, 추정 레버리지 비율 약 7배(Debt/2026 LTM EBITDA)로 '역사상 최대 규모 차입매수(LBO)'에 해당한다. 이를 달성하려면 약 16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필요한데, 이는 PSKY가 공식 발표한 60억 달러 이상 시너지의 2.5배를 넘는다. 넷플릭스는 '160억 달러 비용 절감에 의존하는 사업 계획은 규제 당국, 정책 입안자, 노조 지도자, 크리에이터들에게 분명한 적신호'라고 단언했다.
국가안보 변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PSKY 입찰의 중동 자금 출처가 심각한 국가안보 우려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CFIUS(외국인투자위원회)와 Team Telecom, 유럽 당국이 중동 투자자들을 정밀 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적으로는 공화당이 넷플릭스의 '진보적 편향'을, 민주당은 합병에 따른 영화 산업 위축을 각각 우려하고 있어 어느 쪽이든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편 PSKY는 트럼프 전 행정부 DOJ 반독점 부국장보 출신 르네 오거스틴을 글로벌 공공정책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정치적 레버리지 확보에 나섰다.
향후 일정과 3대 시나리오
시나리오 A—입찰가 추가 상승. PSKY가 $31 이상 최종 제안을 내놓으면 WBD 이사회가 '우월 제안'으로 판단하고, 넷플릭스가 매칭권을 행사하면서 양측 입찰가가 치솟을 수 있다.
시나리오 B—넷플릭스 확정. PSKY 제안이 불충분하거나 협상이 결렬되면 3월 20일 투표에서 넷플릭스 딜이 승인된다. PSKY의 위임장 대결 시도 가능성은 남지만 승산은 제한적이다.
시나리오 C—PSKY 역전. PSKY가 압도적 제안을 제시하고 넷플릭스가 매칭을 포기하면 WBD-PSKY 합병이 진행된다. 다만 수평적 결합에 따른 규제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된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넷플릭스 쪽에 다소 우호적인 구도로 보고 있다. Guggenheim Securities의 마이클 모리스 애널리스트는 WBD 입찰 결론이 향후 3개월간 넷플릭스 주가 심리의 핵심 변수이자 상승 제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WBD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170% 상승하며 약 28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시장이 PSKY의 더 높은 가격 제안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
K-콘텐츠 업계, '양면 전략'이 관건
■ 넷플릭스-WB 결합 시나리오
넷플릭스-WB 결합이 성사되면,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이 DC,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할리우드 최상위 프랜차이즈 IP와 HBO 오리지널 라이브러리를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자체 IP 파이프라인이 폭발적으로 확장되면서 한국 등 외부 시장에서의 콘텐츠 소싱 전략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는 연간 수천억 원 규모로,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콘텐츠 제작 허브다. 다만 글로벌 구독자 유치에서 K-콘텐츠가 입증한 성과—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대표적이다—를 고려하면, 투자 감소보다는 성격의 변화가 더 현실적이다. 독점 오리지널 중심에서 공동 제작, IP 기반 확장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 PSKY 인수 시나리오
PSKY가 WBD 전체를 인수할 경우, CBS+Paramount+HBO Max+Discovery가 통합되는 초대형 미디어 복합체가 탄생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160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은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의 전면 재협상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K-콘텐츠 공급 계약이 재검토될 수 있지만, 동시에 Paramount+의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K-콘텐츠 파트너십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어 양면적 성격을 띤다.
■ 엔터테크 산업 파급
넷플릭스-WB 결합 시, 추천 알고리즘과 AI 기반 현지화 기술에 WB의 물리적 제작 인프라와 WB Games 역량이 결합되면서 콘텐츠 제작→유통→소비 전 밸류체인의 기술 통합이 가속화된다. PSKY 시나리오에서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기술이 통합 미디어 기업에 접목되면서 엔터테크 산업의 기술 표준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중동 국부펀드의 참여는 네옴, 카타르 미디어시티 등과 할리우드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K-엔터테크 기업의 중동 진출에도 새로운 경로를 열어줄 수 있다.
■ FAST 시장 재편
어느 쪽이 승리하든, 이번 M&A는 FAST(무료 광고 지원 스트리밍) 시장에 직접적 파급 효과를 미친다. 넷플릭스 딜 성사 시 Discovery Global이 독립 스핀오프되면서 FAST 채널 전환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58억 달러에서 2030년 106억 달러로 성장이 전망되는 글로벌 FAST 시장에서, Discovery Global의 방대한 라이브러리가 FAST로 쏟아져 나오면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동시에 K-드라마·K-예능·K-다큐멘터리 등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
■ 전략적 대응 과제
한국 제작사와 엔터테크 기업은 이 M&A 결과와 무관하게 적용 가능한 복수의 전략 옵션을 준비해야 한다. K-IP의 글로벌 프랜차이즈화(웹툰→드라마→게임→테마파크), 복수 플랫폼 동시 공급 역량 강화, AI·버추얼 프로덕션 등 제작 기술 경쟁력 확보, 그리고 FAST 채널을 활용한 직접 글로벌 유통(D2C) 모델 구축이 그것이다. 이미 한국 정부와 업계는 AI 더빙·자막, AI 로컬라이제이션, FAST 채널을 결합해 20여 개국에 K-콘텐츠를 공급하는 시범 사업을 가동하고 있다.
'누가 할리우드를 사느냐'가 아니라, 'AI 시대 플랫폼 권력의 축'이 걸렸다
결국 이번 WBD 인수전은 단순한 콘텐츠·플랫폼 통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넷플릭스가 WBD를 품으면 DC·해리포터·HBO 등 방대한 IP를 AI 학습과 개인화 추천, 생성 광고·트레일러 제작에 활용하면서 '콘텐츠+데이터+AI' 삼각형의 초대형 플레이어로 부상한다. PSKY·중동 자본 축이 WBD를 가져가면, 걸프 국부펀드의 AI·클라우드 투자 포트폴리오와 할리우드 스튜디오 자산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AI-엔터테인먼트 허브가 중동을 거점으로 형성될 수 있다.
2월 23일까지의 7일 협상 창과 3월 20일 주주총회 표결—앞으로 한 달이 글로벌 미디어 권력 지형을 가를 시간대다. K-콘텐츠 기업들은 이 변화의 변두리가 아니라 AI 로컬라이제이션·FAST·팬덤 비즈니스가 결합된 차세대 성장 스토리의 중심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넷플릭스-워너 축과 PSKY-중동 축 모두를 잠재 파트너로 상정한 멀티 트랙 전략을 지금부터 구체화해야 할 때다.
출처 (Sources)
1. Variety, "Warner Bros. Discovery Agrees to Engage With Paramount in Sales Talks" (Todd Spangler, 2026.02.17)
2. The Hollywood Reporter, "Warner Bros. Discovery Sets Date for Netflix Deal Vote" (Alex Weprin & Georg Szalai, 2026.02.17)
3. Business Insider, "Larry and David Ellison are getting a chance to break up the Netflix/WBD deal" (Peter Kafka, 2026.02.17)
4. CNBC, "Netflix grants Warner Bros. Discovery 7-day waiver to reopen deal talks" (2026.02.17)
5. WBD Press Release, "Warner Bros. Discovery Sets Special Meeting Date of March 20, 2026" (2026.02.17)
6. Statement of Bruce Campbell, CRO, WBD, U.S. Senate Antitrust Subcommittee (2026.02.03)
7. Variety, "Paramount Skydance Says It Will Pay WBD an Extra $650M per Quarter" (2026.02.10)
8. Bloomberg, "Warner Bros. Weighs Reopening Sale Negotiations With Paramount" (202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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